8. 빗 사용 금지: 수용. 엉킴은 컨디셔닝 단계에서 손으로 풀어주기
원시인이 되라는 것인가
빗질하지 않은 모습은 꼬질꼬질함의 대명사처럼 느껴졌다.
드라마에서 남루한 행색의 거지는
꼭 빗질하지 않은 제멋대로의 머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반대로 참머리를 곱게 빗질하는 모습은
정숙하고 아름다운 여인의 표상이었다.
그래서 나는 남들보다 더 열심히 빗질을 해야만 할것 같았다.
곱슬머리였으니까.
머리를 빗으면 잠시나마 머리가 곱슬거리지 않는 듯했다.
이렇게 계속 머리를 자주 빗으면 생머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다.
물론 지금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기대임을 잘 알고 있지만.
곱슬을 완화시키고 머릿결을 좋게 해준다는 각종 형태의 빗들을 사고
수시로 빗질을 했다.
그렇게 해서 조금이라도 구불거림을 완화시키는 것이 답인줄만 알았다.
하지만 CGM은 정반대로 권고하고 있었다.
자연스러운 컬을 거스르는 요소는 모두 배제하며
이것은 빗질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급진적인 생각이지만
어찌생각하면 빗질이야 말로 자연스러운 컬 살리기에는
최대 장애요소임은 맞는 말이다.
원래 구불거리는 곱슬머리를 딱딱하게 정해진 빗살에
억지로 통과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빗질을 중단한다면 남는 숙제는
엉킨 머리를 어떻게 풀어주느냐이다.
나는 사실 머리를 짧게 잘랐기 때문에
빗을 사용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지만
곱슬머리만으로 완전히 머리가 길어진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원칙적으로 빗은 어떤 경우에도 사용하지 않으며
엉킴이 있다면 샴푸 혹은 컨디셔닝단계에서 풀어주고
수분을 충분히 유지해주는 것이 방법이다.
단 엉킨 머리를 풀기 위해서 헤어스타일링 제품을 과다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머리뭉침이 심해질 수 있므로
적정량 사용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