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CURLY as I am

As Curly As I am

부록: Curly Girl Method 수정안 설명서 - PART3 No heat

루미Lumi 2020. 7. 23. 18:03

모발과 열(heat)의 영구격리

 

 

출처: www.beautyandfashiontech.com

 

 


2. 고데기, 스타일러 등 열(heat)을 가하는 기구 금지: 수용

 

곱슬머리에게 모발에 열을 가하는 건 숙명과도 같았다.

매일 해야 하는... 하루라로 멀어지면 견딜 수 없는 그런 것.

 

모발은 단백질의 결합이므로 곱슬머리도 그러한데
열은 단백질을 변형시키므로
열을 가해서 제멋대로인 곱슬머리를 다스려야 하는 것이다.

고데기의 어원처럼 흡사 인두질과 다를 바가 없다. 

 

매직펌의 경우에도
화학제로 모발 내부에 꼬여있는 단백질 결합을 끊어내고
일명 "매직기" (고데기와 거의 유사하다) 열로 머리를 펴주어 평평한 모양으로 변형시킨 뒤
도포한 화학제를 중화시키는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무려 3단계. 이러니 시간과 노력이 오래 걸릴 밖에 ㅠ.ㅠ)

 

이름은 "매직"이지만 실상은 마치 과학 실험에 비견될만한 작업이었던 것이다.

 

판고데기 또는 봉고데기 등도 열을 가해 순간적으로 단백질 구성의 모발형태에 변형을 가한다는 점은 같다.

단지 단백질결합을 완전히 끊어내는 화학처리단계가 없기 때문에
변형이 영구하지 않고 머리를 감게 되면 바로 원래 머리 모양으로 복구된다는 것이 다를 뿐.

 


CGM은 곱슬머리 본연의 컬을 살리는 것이 목적이고
지속적인 열기구의 사용은 머릿결을 손상시킬 뿐 아니라 모발의 형태에 변형을 야기하여
곱슬머리가 가진 자연스러운 컬을 살리기는 커녕 오히려 방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열 기구의 사용은 일체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매우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귀결이므로 CGM을 멋대로 마구마구 수정하는 나도 이점만은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드디어 나는 전기인두에서 해방되어 인간 불도장의 삶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단지 앞으로의 스타일링이 과제로 남을 뿐이었다.

 

고데기는 열을 가해서 인위적으로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필연적으로 모발손상을 야기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단 그만큼 스타일링 효과가 즉각적이고 확실한 기구였다.

 

그래서 억지스러움을 알면서도 편하다는 이유로 고데기를 계속 써왔지만

이제는 더이상 보장된 효과에 안주하지 않을 때였다.

 

 

그렇게 나는 고데기를 화장대에서 내려놓았다.

 



3. 뜨거운 바람으로 머리 말리기 금지: 수용

열을 가하는 기구 모두 금지에 드라이어도 예외는 아니었다.

 

심지어는 극단적인 경우 드라이어를 아예사용하지 않고
타월드라이 후 자연바람에 마르도록 놔둔다는 후기도 본 적이 있다.

 

스타일이 숏컷 상태라면 타월드라이로 확실히 말려주고 드라이어를 아예 쓰지 않는 방법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라도 매일 자연바람으로 말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최소한 하루 거른 주기로 두피부분만큼은 찬바람 드라이로 말려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내 경험에 기반한 의견이다)

 

또한 최소 단발머리보다 긴 길이라면 자연바람만으로 말리기는 부족하고 

찬바람 드라이로 두피는 말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 기능을 선호하는 스타일이었다.

머리를 세정한 후 수분을 완전히 말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머리를 완전히 말리지 않으면 머리가 늘어지거나 머리 구불거림이 심해졌다.

 

또한 머리를 감은 후 고데기로 스타일링하려면
머리가 완전히 건조되어야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뜨거운 바람으로 완전히 건조하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했다.

머리 바싹말리기에서 수분 제거로"

 


일단 세정후 자연건조방법만을 사용하는 건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으므로

드라이어를 고데기와 같이 선반에서 치워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단 예전처럼 머리를 "바싹말린다"는 개념에서는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그렇지않아도 건조한 곱슬머리를 바싹 말리는 건 모발에 좋을리가 없었다.

또한 고데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으니 머리를 반드시 바싹 말릴 필요가 없었다.


단 드라이어에 히트버튼을 누르는 일은 다시 없었다.

 

단지 모발에 충분한 수분감을 유지하되 물이 뚝뚝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만 찬바람에 드라이하기로 했다.

 

수분제거가 되지 않아 머리가 뭉치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바싹 말라 건조한 상태도 아닌
적당한 수분감 유지가 찬바람드라이의 핵심이었다.

 

적당한 수분감은 머릿결의 건강 뿐 아니라 곱슬머리의 스타일링에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건조하고 뜨거운 열기구 대신 촉촉한 수분감이 나의 새로운 스타일링 도구로 함께하게 된 것이다.

코코넛컨디셔너와 (아주 가끔) 스타일링제품을 든든한 팀메이트로 삼아서 말이다.

 

 

과연 어떻게 스타일링 할지는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