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단발머리 단계에서 숏컷시 스타일링방안을 정하자
단발머리 후 1개월 남짓 지나자 결단의 시기가 왔다.
조금 자라난 머리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결정해야 했던 것이다.
선택지는 세 가지였다.
1. 그대로 기른다 (장기적으로는 긴머리로 회귀)
2. 2센티 정도만 다듬는다 (단발머리 유지)
3. 숏컷으로 자른다.
모두다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CGM수정안이 적용된 긴머리 웨이브를 보고싶기도 했고
지금 단발머리도 상큼해서 유지하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나의 선택은 3번이었다.
사실 처음 머리를 단발머로 자르면서 생각했던 것은
단발머리단계에서 관리가 어렵다면
숏컷은 하지 않고 머리를 쭉 기를 생각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CGM수정안을 따라가면서
곱슬머리 단발 스타일링이 가능해졌고
오히려 머리길이가 더 짧다면
더 편하게 스타일링 할 수 있겠다는 가늠이 되었다.
긴머리는 이미 25년을 쭉 해왔고
단발머리는 중학생때 해 봤으니
안해본 스타일은 숏컷뿐이었다.
또한 나의 경우
코일링으로 숏컷 스타일링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경험적 예측이 가능하므로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숏컷이 되었다.
4) 숏컷시 원하는 스타일을 정확히 말하자
숏컷을 시도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2년전 숏컷을 문의했던 헤어샵을 다시 방문했다.
이번에 방문할때는 매직펌상태가 아니라
수정안을 적용한 컬을 살린 상태에서 방문했다.
헤어샵 의자에 앉아 숏컷을 주문하면서
자른 머리는 지금 상태처럼
코일링으로 컬을 정돈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일리스트는 머리가 붕 뜰거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2년 전과 같은 내용의 대답.
하지만 지난번처럼 확고한 톤은 아니었다.
아무 대책 없이 숏컷을 하겠다던 2년 전과 달리
내가 이미 곱슬머리를 한 스타일링을 하고 와서
그 스타일링을 숏컷으로 유지할거라는 안내를
미리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막상 전문가인 헤어스타일리스트가
붕 뜰거라는 말을 들으니 또다시 망설여졌다.
그냥 안전하게 지금 단발머리에서 다듬기만 할까....
나의 망설임을 알았는지
헤어스타일리스트가 다시 물었다.
2센티만 자를까요? 아니면 쇼트로?
찰나의 고민....하지만 나는 그동안 내 경험을 믿고
지르기로 했다.
"숏컷으로 잘라주세요."
또한 이번엔 용기를 내어 내가 생각하는 스타일링을 위한
대략적인 커팅 스타일을 대략적으로 말했다.
목덜미가 다 드러날 정도로 짧은 길이이지만
지금 살린 앞머리의 컬을 확실히 살려야 하므로
앞머리 길이는 다소 길게 주문했다.
그렇게 커트가 시작되었다.
목덜미를 덮고 있던 머리칼이
커트되는 것이 확실히 느껴졌다.
지금까지 (아마 유아기 이후) 처음으로 느껴지는
신기한 감각이었다.
이날은 안경을 쓰고 가서 커트중에는 벗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내 머리 모양이 어떻게 바뀌는 지도 정확히 모른채
온전히 스타일리스트에게 커트를 맏기고 있었다.
5) 숏컷 직후 스타일이 내가 생각한 이미지와 다르더라도
실망하거나 당황하지 말자.
CGM을 실행하면 스타일은 완전히 달라진다.
커트를 마치고 안경을 썼을 때 느낀 점은
"오 확실히 머리가 붕 뜨네
망한건가?
숏컷은 역시 무리였나ㄷㄷㄷ?"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지난 번 단발머리로 잘랐을 때의
경험을 통해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헤어샵에서의 내 헤어스타일은
내가 집에 돌아가서 매일 CGM수정안을 적용하여
스타일링할 헤어와는 완전히 별개라는 것이다.
헤어스타일리스트는 커트를 위해
이미 내가 살려놓은 컬에 빗질을 한 상태였다.
여기서 이미 수정안의 위배가 발생한 상태였고
따라서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스타일은
당연히 내 자연컬이 망가진 상황인 것이다.
그 점을 확실히 인지하게 된 건 스타일리스트가
커트 후 드라이어를 사용했을 때였다.
두번째 수정안의 위배.
머리가 내 자연컬과 달리 부스스해지는 건 당연했다.
헤어스타일리스트는 샴푸를 할 건지 물어보았다.
이 단계까지 오면 다음 차순이 눈에 보였다.
샴푸 및 컨디셔닝 후 뜨거운 바람으로 완전 말림.
그리고나서 고데기로 머리 펴기
지난번 단발머리로 잘랐던 때와 똑같은 패턴.
헤어스타일리스트에게는 가장 리스크가 없으며
일반적이므로 오히려 다른 작업을 생각하는 것이
이상할 것이다.
하지만 저 방법은 나의 곱슬머리의
자연컬을 살리지 않은 작업이었고
오히려 수정안을 마구 위반하는 결과일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고 헤어스타일리스트에게 내 수정안을 설명하며
이렇게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난감한 노릇이었다.
이렇게 되니 해야할 행동은 명확했다.
빨리 헤어샵에서의 케어를 멈추고 집으로 돌아가는것
나는 "샴푸는 괜찮아요."라며 서둘러 집으로 왔다.
나는 집에 빠른 걸음으로 돌아와
바로 샴푸를 하고 코코넛오일로 컨디셔닝한 후
스크런칭과 코일링을 했다.
굿~!
내 스타일은 헤어샵에서 봤던 스타일과
상당히 다른 느낌이 되어있었다.
부스스하지도 않고 정돈이 덜 된 느낌도 없으며
마치 앞머리펌을 살짝 한 것처럼 컬이 살아나고
뒷머리는 두상을 따라 볼륨이 살아난 형태가 되었다.
수정안대로 세정 이후
코코넛오일 컨디셔닝을 해주고
열로 수분을 빼앗는 일 없이
타올과 찬바람으로만 드라이해주었기 때문에
머리가 완전히 마른 후에도 이런 스타일이
지속되고 부스스함이 없었다.
진심으로 헤어샵에서
드라이와 고데기를 안한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유아기 이후
가장 짧은 머리길이로 살게 되었다.
내 스스로 봐도 곱슬머리 숏컷이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고 생각은 했다.
처음 머리를 자르기 전 걱정했던 것에 비하면
매우 긍정적인 결과였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주변의 반응이었다.
나는 내 평생 중 헤어스타일링에 관하여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듣게 되었던 것이다.
예의상 잘어울린다. 어려보인다 뿐만 아니라
긴머리보다 훨씬 낫다는
진심어린, 때로는 격한 정도의 반응을 듣게 되었다.
매우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CGM스타일링에 대해서도
확실히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지난 25년간 다소 맞지 않는 옷과 같았던
매직펌에서 벗어나
본연의 스타일을 드디어 만난듯한 느낌.
좀 늦은 만남인 것 같지만
그래서 더 즐겁고 가치있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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